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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염, 초기 증상 놓치지 마세요!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건강 지키기

CR대표 2024. 4. 29.

 
맹장염은 우측 배 아래쪽에 위치한 맹장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우리 몸에서 가장 흔한 응급 질환 중 하나입니다. 정확한 의학적 진단명은 '급성 충수염(Acute Appendicitis)' 혹은 '급성 충수돌기염'입니다. 
 
의료인조차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잊지 못할 해프닝으로 남게 된 지인의 사례를 기반으로 맹장염의 초기증상 및 진단, 그리고 맹장염과 유사한 증상의 다른 질환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맹장염(급성 충수염) 초기 증상

 
맹장염은 초기 증상을 잘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맹장염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복통: 맹장염의 가장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처음에는 명치 부근에서 시작되는 통증이 점점 배꼽 주변으로 내려오다가 마지막에는 우하복부로 집중됩니다. 이 통증은 점점 심해지며 움직일 때마다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 메스꺼움과 구토: 처음에는 메스꺼움과 함께 구토가 발생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토 횟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구토한 내용물에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발열: 염증 반응으로 38℃ 이상의 발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맹장이 천공되면 더 높은 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식욕 저하: 복통과 구토로 인해 음식 섭취가 어려워지면서 식욕이 감소하게 됩니다. 
  • 복부압통: 우측 하복부를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며, 이는 맹장염의 대표적인 진단 징후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변비 또는 설사, 두통, 피로, 허리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맹장염 초기 증상- 복통맹장염 대표증상- 우하복부 통증

 
이른 아침, 혼자 자취를 하고 있던 동료에게서 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배가 너무 아픈데, 병원이 가까워서 119에 연락하기도, 택시를 부르기도 애매하니 집으로 와서 병원에 좀 데려다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팀장님께 보고한 후, 직장 동료를 데리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동했습니다. 
원인이 뭐냐는 질문에 동료는, 어제 저녁식사를 할 때 음식이 약간 상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냥 먹고 잤더니 문제가 발생한 거 같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식중독 혹은 급성 위장염을 의심하며 응급실에서 대기 중이었습니다.
 
 

맹장염(급성 충수염) 진단방법

 

신체검진

의사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자세히 청취합니다. 복통의 양상, 구토 여부, 식욕 저하 등 전형적인 맹장염 증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또한, 복부를 직접 만져보고 압통 부위를 확인합니다.
 

※ 맹장염 압통의 특징

  • 맥버니점(McBurney's point) 통증

맹장염 압통 부위-맥버니점맹장염 압통 부위-맥버니점

  • 좌하복부 촉진 시 우하복부 통증 발생 (Rovsing sign)
  • 압통점을 눌렀던 손을 떼면 통증이 심해짐 (Rebound tenderness)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통증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이를 간과하여 복막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 가장 먼저 응급수술이 필요한 맹장염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복통호소 시, 우측으로 눕혀서 다리를 구부렸을 때 통증 정도가 감소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공식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가능한 선에서 오른쪽 다리로만 제자리 뛰기를 시도합니다.(Bounce)  이때, 통증을 호소하면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른쪽 다리로만 뛰는 모습오른쪽 다리로만 뛰는 모습
오른쪽 다리로만 바운스

 

혈액검사

백혈구 수치가 증가하거나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염증 반응을 확인합니다.
 

영상검사

초음파와 CT촬영을 주로 실시합니다. 맹장염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은 CT촬영이며, 초음파는 방사선 피폭이 없어 어린이나 임산부에게 실시하는 안전한 검사 방법입니다.
 
인턴 선생님이 와서는 우하복부 압통 검사를 하고,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하더니 맹장염이 의심된다며 응급 수술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CT촬영 후 다시 알려주겠다며 인턴 선생님은 질문할 겨를도 없이 가버렸습니다. 
 
엥? 맹장염인 거 같아?라고 동료에게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며 배가 아파서 우하복부 통증인지 뭔지도 모르겠다는 애매모호한 답변... 진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무 중인 병원으로 가야 할 거 같다는 생각에, 급하게 팀장님께 상황 보고 하고 혹시라도 CT결과에서 맹장염으로 확진되면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원내 직원 Fast tract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우리는 서로 '맹장염 아닐 거 같은데...'를 반복하며 일분일초가 마치 일 년이 된 것 마냥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CT촬영을 마친 후 외과 레지던트 선생님이 CT결과를 알려주러 왔습니다. CT결과는 정상이었고, 신체검진을 다시 해보시더니 맹장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마무리가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맹장염(급성 충수염)과 유사한 증상의 질환

 
맹장염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다른 질환들도 존재합니다. 맹장염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환들을 감별해야 합니다. 

  • 요로감염: 요로감염은 요도, 방광, 신장 등 요로에 발생하는 감염으로, 배 아래쪽 통증, 빈뇨,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난소낭종 파열: 난소낭종이 파열되면 오른쪽 아래 배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위장염: 위장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복통,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외과 레지던트 선생님은 여성 환자이므로 난소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며 부인과로 전과하겠다고 합니다. 
어제 음식을 잘못 먹어서 위장문제인 거 같은데요?라고 반문했지만, 부인과 문제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부인과로 가서 항문 초음파를 실시하고(미혼 여성의 경우 질초음파 대신 항문 초음파를 실시합니다) 부인과 교수님 진료를 봤는데, '부인과 문제가 아닌데 왜 초음파를 하셨죠? 부인과에서는 해 줄게 없습니다.' ㅠㅠ
 
동료는 가시지 않는 복통에 심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집에 아무도 없으니 오늘 하루만 입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소화기내과 쪽이 더 입원하기 힘들 테니 부인과 병동 입원이라도 괜찮다면 입원장을 발부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동료는 산모들만 있는 5인실 병동에서 위장약만 복용하며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다음날 컨디션을 회복하여 정상 출근을 하였고요 ㅎㅎ
 
결국, 내 몸이 아프면 의료인이든 일반인이든 판단력이 흐려지고 약자 입장에서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질환을 진단하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건강을 회복한 동료는 '그래도 이 기회에 CT촬영도 해보고, 항문 초음파도 실시해서 다른 건강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라고 하더군요. ㅎㅎ
 
 

맹장염(급성 충수염) 치료

 
맹장염이 초기이거나 증상이 가벼울 경우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응급 수술을 시행하여 충수돌기를 절제합니다. 맹장염이 천공되어 복막염으로 진행된 경우,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배액관을 삽입하여 배농하고 항생제를 투여하여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이로부터 6~12일 후에 충수돌기 절제술을 시행합니다. 
 
맹장염(급성 충수염)의 원인 및 수술, 수술 후 경과 등 보다 상세한 내용은 서울대학교병원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유승범 교수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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